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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소개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오시마 나기사(Nagisa Oshima) 감독이 연출하고 천재 작곡가로 유명한 류이치 사카모토와 천재 뮤지션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보위가 주연을 맡은 1983년작 전쟁 드라마, 퀴어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번역된 적이 없지만 로랜드 판 데르 포스트의 소설 씨앗과 파종자(The Seed and the Sower)라는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작가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중 포로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자전적인 내용이기도 합니다. 1998년 일본 문화 개방 이전 상영작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개봉하지 못했고 오래 시간이 지나 2024년 11월 20일에 개봉했습니다. 태평양 전쟁을 배경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의 관념이 다른 각기 다른 나라의 군인들의 대비가 이 영화의 주요 소재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

 

잭 셀리어스(데이비드 보위)는 영국의 육군 소령으로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가 체포되어 처형될 위기에서 그에게 끌린 요노이 대위의 배려로 포로수용소에 들어가게 됩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포로수용소 안에서 각종 기행을 벌이며 요노이의 마음을 어지럽게 만듭니다. 오래전 자신의 체면 때문에 곱추 동생이 괴롭힘당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척 한 일로 마음속 깊이 죄책감으로 힘들어합니다. 그로 인해 어른이 된 후 변호사로 성공했지만 내면의 공허함을 느껴 군대에 입대한 이력이 있습니다. 존 로렌스(톰 콘티)는 영국 육군 중령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사건의 화자로 포로수용소에 있지만 일본어를 할 수 있어 포로들과 일본군 사이에서 통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포로들과 일본군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두 세력 사이에 끼여 많은 고난을 겪습니다. 요노이(류이치 사카모토)는 일본의 대위로 포로수용소의 소장입니다. 명예와 무사도를 중시하는 일본인으로 군사 법정에서 만난 잭 셀리어스의 당당함에 이끌려 그를 포로수용소로 데리고 옵니다. 잭 셀리어스에 대한 복잡한 감정과 그의 각종 기행으로 마음이 어지러운 가운데 포로들의 대장인 힉슬리를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키스한 잭 셀리어스로 인해 좌천됩니다. 이후 땅에 파묻혀 죽어가는 잭 셀리어스의 머리카락을 잘라 로렌스에게 전하며 자신의 고향 사당에 봉납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하라 겐고(기타노 타케시)는 일본군의 행정보급관으로 전형적인 일본인 군조입니다. 포로수용소에서 로렌스와 소통하며 점점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게 되는 인물입니다. 극 중 로렌스가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독단으로 그를 구해줍니다. 전쟁이 끝나고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하던 중 집행 전날 밤 자신을 만나러 온 로렌스와 재회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라고 외치는 장면이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3.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에 일본의 요노이 대위가 소장으로 있는 포로수용소가 있습니다. 영국군 중령인 존 로렌스는 그곳에서 유일하게 일본어를 할 수 있는 포로로 일본군과 포로들 사이의 통역을 담당하고 있는데 어느 날 겐고 중사가 급하게 로렌스를 불러냅니다. 그가 이끈 곳에는 상처투성이의 두 남자가 쓰러져 있었는데 한 사람은 일본군의 조선인 군속 가네모토였고, 또 하나는 네덜란드 군 포로 드 용이었습니다. 가네모토가 드 용을 범했다는 이야기에 로렌스는 드 용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는데 그 순간 가네모토가 총검으로 목숨을 끊으려 합니다. 근처에서 수련을 하고 있던 요노이가 도착해 겐고에게 상황 설명을 듣고 지금은 군사재판에 참석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이후 로렌스와 함께 가네모토의 죄에 대해 보고하라고 지시합니다. 군사재판에서 영국군 소령인 잭 셀리어스에 대한 재판을 하게 된 요노이는 셀리어스를 심문하면서 그의 반항적인 태도와 당당함에 이끌립니다. 얼마 후 셀리어스는 사형 선고를 받지만 요노이가 그를 자신의 포로수용소로 데리고 옵니다. 포로수용소에 도착한 셀리어스를 알아본 로렌스는 반가워하면서도 셀리어스를 대하는 요노이의 관심과 태도에 부담을 느낍니다. 한편 할복 명령이 내려진 가네모토를 보던 드 용이 현장에서 혀를 깨물고 죽어버립니다.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이 사실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없었던 일이라는 사실에 모두가 씁쓸함을 느끼는 사이 셀리어스가 희생자를 기리겠다며 온갖 기행을 벌이자 그를 보며 미묘한 심경의 변화를 느끼는 요노이 또한 당황스러워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군과 항상 마찰이 많았던 영국군 포로 대장 힉슬리가 요노이에게 격렬하게 반항을 하고 극심하게 대노한 요노이가 포로들을 즉결처분하려고 하자 셀리어스가 난입해 요노이를 진정시키고 차마 그에게 칼을 휘두르지 못한 요노이는 쓰러져 버립니다. 결국 모래에 파묻히는 형벌을 받게 된 셀리어스는 모래 위에 목만 드러낸 채 죽어갑니다.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는 사이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았던 동생의 환영을 보는 셀리어스. 요노이는 늦은 밤 자신의 머리카락을 사당에 놓아달라고 했던 셀리어스의 부탁대로 그의 머리카락을 한 줌 잘라갑니다. 시간이 흘러 일본의 패망으로 전쟁이 끝난 뒤 요노이는 사형을 당하고 또한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겐고에게 로렌스가 찾아옵니다. 두 사람은 과거 로렌스가 죽을 위기에 처해 있던 날의 이야기를 하며 정말 좋은 크리스마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겐고는 로렌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전장의 크리스마스는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 다른 국적의 군인들이 겪는 갈등과 이해를 다루며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성과 자유에 대한 고민을 통해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됩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포로수용소에서 요노이와 셀리어스는 서로 다른 국적과 이념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이는 단순한 적대감을 넘어 복잡한 심리적 갈등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전쟁이라는 상황에서도 인간의 감정과 심리가 복잡하게 작용하며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마 나기사(Nagisa Oshima) 감독이 연출한 전장의 크리스마스(戦場のメリークリスマス)의 영화 소개와 감상평을 포스팅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또 다른 영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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